2세, 준영&서연2009/04/06 22:52


어느덧 준영이가 태어난지 200일이 되었다.
매일매일 육아일기 쓰는 부지런한 엄마가 아닌지라 이쯤에서 그동안의 육아생활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왜냐고? 시간이 지나면 이 감동, 눈물, 환희가 잊혀져 버릴 것이기에......



남들도 다 하는 임신, 출산, 모유수유 그리고 육아를 나 역시 잘 해낼거라 생각하고 아무 근심 없었다.
아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잘 해결되리라 그렇게 믿고 있었다.
출산 전 까진 그랬다.
하지만.....

난 당연히 자연분만 하리라 믿었건만 너무 힘든 고통과 준영이가 도와주지 않아서 수술했다.
유도분만 시작한지 25시간만에 준영이를 보았다.
눈물이 났다.
'이 놈이 나를 그렇게 힘들게 한 녀석이구나. 근데 왜 이렇게 못생겼지?"
우리의 첫 인사^^
어찌되었건 진통이 다 끝났다는 것에 대해 난 너무 기뻤다.
그 기쁨도 잠시 모유수유라는 커다란 산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유두혼동으로 아기가 모유 거부, 수술부위에서 삼출물이 새어나와 퇴원 후에도 계속 드레싱 받으러 다녔다.ㅠㅠ
아기가 모유를 안 먹으니 조바심이 나서 산후조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리원을 조기퇴실하여 시댁으로 가서 굶겨서라도 먹일 각오를 했다.
근데 먹성 좋은 우리 아들 반나절동안 스푼수유 하며 모유 먹이기 성공.
하지만 그 날 이후 유두균열로 인해 배고파 다가오는 아기를 보며 무서워 눈물을 흘리는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
출산 50일 정도 되니 다 나아서 수월해졌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건 아기를 재우는 것 같다.
졸리면 자면 될 것을...
졸립다고 눈을 비비며 우는데 ..... 정말 미치고 환장 할 노릇이다.
준영이는 다들 참 순한 아이라고 한다.
하지만 잠투정을 빼고 나서 말할때 얘기다.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는 얌전하면서도, 나하고만 있으면 많이 보챈다.
만만한게 엄마지.. ㅠㅠ
그러던 준영이가 조금씩 커가면서 바뀌더라.
내 기억으로 80일경 부터 조금씩 밤잠이 늘었던거 같다.
새벽까지 안 깨고 잔 적이 몇 번씩 있었으니깐.
하지만 아기들은 수시로 바뀐다.
정말 너무 자주 바뀌지ㅜㅜ
잘 잔다 싶다가도 어느 날 부터는 너무 안자서 힘들게 하고. (아기들이 한 단계씩 성장할 때 바뀐다고 하더라)
그래서 만 4개월부터는 혼자 자는 연습을 시켰다.
거창하진 않고, 안아주다가 진정되면 내려 놓고 울면 다시 안아주고.
또 자기 전에 책 읽어주고 노래 불러주고 다리 마사지 해주고.
그렇게 온갖 쇼를 다했다.
만 6개월이 될 정도부터 200일인 현재 준영이는 밤에 잘 때 혼자 뒹굴뒹굴 하다 잔다.
울고 보채며 저항할 때도 종종 있다.ㅋㅋ
울면서 나한테 비비고 뒹굴고 발버둥치고 또 나한테 와서 비비고 .....그러다 어느순간 잔다.
좀 곱게 자면 좋으련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잘 한 부분도 있고 잘못 한 부분도 있는 듯 하다.
잘한 건 우선 준영이 뱃고래를 키워 놓은 것.
책에 쓰여진데로 아가들은 젖 물면 바로 잠든다.
이때 깨워서 먹이라고 되어있다.
그렇게 했다.
1~2분 먹다 잠들고 , 5분 먹다 잠들고.
시계를 옆에다 갔다 놓고 깨워가며 15분씩 채워서 먹였다.
그랬더니 한번 수유할 때 마다 1시간 정도씩 의자에 앉아 있게 되더군.
그렇게 먹이고 1시간이나 1시간 반 정도 지나면 또 배고프다해서 또 먹이고.
또 1시간 걸리고....
그래서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수유만 했다.
그래서 내가 그 의자를 형틀이라고 불렀다.ㅋㅋ
진짜 OO부인이었다.
그렇게 2개월 정도 하다 보니 자기가 알아서 배 채울 때까지 먹더군.
그 이후론 시계를 볼 필요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정말 대견하다.

잘한 것 두번째는 잠잘 시간을 지킨 것.
낮잠을 많이 안자서 7, 8시면 졸려하니 그 시간에 목욕시키고 불끄고 수유하고, 조용히 해주고 잠자는 방에 들어가서 재우는 의식을 계속 했더니 잠자는 시간도 매우 규칙적이고 일찍 잔다.

잘못한건 애기 옆에서 자면서 조금만 뒤척여도 안아주고 달래 주었더니 스스로 자는 법을 잘 못 터득하는 것 같았다.
내 딴에는 다시 얼른 잠들게 하려고 안아주었던 건데 책에 보니 조금 시간 여유를 두고 달래주어야 스스로 혼자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랠 때도 그냥 토닥여 주기만 하는게 좋다고.
둘째 때는 좀 떨어져 자면서 깨도 조금 시간 여유를 두고 반응해야겠다.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말만 많았다.

내가 이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가 많았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한번씩 "애 참 잘 키웠네" 이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그렇게 뿌듯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잘 키운게 아니고 준영이가 잘 커준거지만 왠지 내 노력이 헛되지 않은거 같아서 넘 좋았다.
아기가 졸립다고 잠투정 하면 그렇게 힘들다가도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순간 육아의 힘듦이 눈 녹듯 없어진다.
요즘은 나한테 기어와서 비비고 가슴으로 파고드는데 .......
너무나 사랑스럽다.

우리의 부모님들도 우리를 그렇게 키우셨겠지?
눈물과 기쁨으로!!!
 
지금까지의 생활을 되돌아보면서 다시금 느끼게 된다.
우리의 이 순간을 있게 해준건 우리 부모님 이시구나. 


2009. 2. 17 [D+152]

Posted by 102-hj